우주에서 거미와 대화하다가 인생을 반성하게 된다, 호불호 폭발한 넷플릭스 문제작 <우주인> 솔직 후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는 점, 그리고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라는 장르만 놓고 보면 자연스럽게 기대치가 형성되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우주에서 정체불명의 거미 외계인을 만나 깨달음을 얻는다”는 설정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공개 당시에는 화제성도 상당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용히 목록 아래로 밀려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분명히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주 탐사 영화나 SF 스릴러를 기대하고 들어간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철학적 사유와 내면 드라마를 선호한다면 나름의 의미를 발견할 여지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전달 방식이 상당히 느리고, 관객에게 인내심을 강요한다는 점입니다.

1. 기본 정보

  • 감독 : 요한 렌크
  • 공개일 : 2024년 3월 1일
  • 관람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SF
  • 제작 국가 : 미국
  • 러닝타임 : 107분
  • 평점 : ★ 7.69
  • 공개 채널 : 넷플릭스

2. 출연자 정보

  • 아담 샌들러
  • 캐리 멀리건
  • 폴 다노

3. 관람 포인트

1️⃣ SF의 외형을 쓴 심리 드라마입니다

이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기술적 설명이나 액션에는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광활한 우주는 주인공의 외로움과 불안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사용되며, 관객은 끝없이 고립된 한 인간의 심리를 따라가게 됩니다.
SF라기보다는 인간 내면을 다룬 독백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2️⃣ 거미 외계인 ‘하누쉬’는 상징에 가깝습니다

우주선 안에 등장하는 하누쉬는 위협적인 존재라기보다, 주인공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상담자에 가깝습니다.
이 존재와의 대화는 기억, 후회, 관계, 사랑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며 영화의 철학적 색채를 강화합니다.
다만 이 설정 자체가 관객에 따라서는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3️⃣ 성공보다 관계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핵심 갈등은 임무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있습니다.
명예와 국가적 기대,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 사이에서 흔들리는 주인공의 감정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잔잔하지만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방식입니다.


4. 내용 및 줄거리

체코 출신 우주비행사 야쿱 프로하츠카는 인류 최초로 정체불명의 우주 먼지를 조사하는 장기 단독 임무에 투입됩니다.
그는 지구로부터 한없이 멀어진 우주선 안에서 홀로 생활하며, 국가적 영웅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와 책임을 짊어집니다.

그러나 진짜 위협은 우주 환경이 아니라 그의 내면에서 시작됩니다.
지구에 남겨둔 임신한 아내 렌카와의 관계는 이미 균열이 생긴 상태이며, 임무에 몰두할수록 두 사람의 거리는 더 멀어집니다.
야쿱은 성공적인 탐사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만, 고립은 그를 점점 무너뜨립니다.

어느 날 그는 우주선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하누쉬를 마주하게 됩니다.
거대한 거미 형태의 이 존재는 공격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야쿱의 기억과 감정을 조용히 끄집어냅니다.
하누쉬와의 대화는 야쿱이 외면해 왔던 과거, 어린 시절의 결핍, 인정받고자 했던 욕망을 하나씩 드러냅니다.

야쿱은 자신이 왜 성공에 집착했는지, 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동시에 우주선의 시스템 이상과 신체적 한계가 겹치며 임무 자체도 위태로워집니다.
그는 인류의 명예를 위한 탐사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삶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영화는 끝까지 큰 사건이나 반전을 터뜨리기보다, 고독과 후회, 관계의 단절을 차분히 응시합니다.
우주는 더 이상 탐험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거대한 거울로 기능합니다.
임무의 종착점에서 야쿱은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잃어왔는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5. 감상 후기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언제 정체불명의 존재가 등장할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우주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도 어느 정도 유지됩니다.
그러나 거미 외계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부터는 감상이 급격히 갈릴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상당 부분은 낮은 톤의 대화로 채워져 있습니다.
주인공의 나직한 독백과 거미의 차분한 음성이 반복되다 보니, 긴장감보다는 졸음이 먼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의 표류와 구조 장면은 기존 명작 SF 영화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만큼 비교의 대상이 되어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관람객 평점은 7점대 후반으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 작품을 감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관객층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와닿지 않았고, 사색보다 지루함이 앞섰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더라도, 관객이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리듬과 흡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는 그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한국 우주인들의 존재가 서사의 배경으로만 소비된 점도 다소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결론적으로 〈우주인〉은 깊은 사유를 원한다면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재미와 몰입을 기대한다면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되는 작품입니다.


– 한줄평 –

우주에서 만난 거미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독백이 더 큰 장벽으로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개인 평점 : 5.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