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 영화를 기대하고 선택했다면 이 작품은 시작부터 어긋납니다.
도시를 집어삼킬 홍수, 긴박한 탈출, 인간 군상의 충돌을 상상했다면 그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방향을 잃습니다.
<대홍수>는 재난이라는 외피를 쓰고 출발하지만, 곧 SF와 액션, 그리고 실험적인 설정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어버리는 영화입니다.
무언가 거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는 느껴지지만, 그 의도가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재난도 아니고, 액션도 아니며, 감정 이입이 쉬운 휴먼 드라마도 아닌 애매한 지점에서 영화는 계속 헤매는 인상을 줍니다.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작품이 어떤 영화였는지를 최대한 솔직하게 정리해봅니다.
1. 기본 정보
- 감독 : 김병우
- 공개일 : 2025년 12월 19일
- 관람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액션, SF
- 제작 국가 : 대한민국
- 러닝타임 : 108분
- 공개 채널 : 넷플릭스
2. 출연자 정보

- 김다미 : 구안나 역
- 박해수 : 손희조 역
3. 관람 포인트
1️⃣ 김다미의 새로운 캐릭터 시도
김다미는 기존의 강렬하고 폭발적인 이미지와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내면에 집중한 인물을 연기합니다.
극한 상황 속에서 점차 선택의 무게를 짊어지는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려는 의도는 분명합니다.
다만 액션이나 감정의 폭발보다는, 누적되는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연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2️⃣ 재난보다 인간을 이야기하려는 구조
영화는 홍수라는 재난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그 안에 놓인 인간의 선택과 희생을 중심에 둡니다.
문제는 재난의 스케일이 충분히 체감되기 전에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감정적으로 몰입할 틈이 부족합니다.
3️⃣ 재난에서 SF로 급격히 이동하는 장르 전환
초반은 분명 재난 영화처럼 시작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인류 재건, 프로젝트, 실험체, 우주라는 키워드가 전면에 등장하며 장르가 완전히 바뀝니다.
이 영화는 결과적으로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SF 실험극에 가깝습니다.
4️⃣ 반복되는 상황과 타임슬립 유사 구조
이야기 중반 이후, 동일한 상황이 수만 번 반복되었다는 설정이 등장합니다.
AI의 반복 학습과 감정 습득을 표현하려는 장치지만, 영화적으로는 설명이 부족해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안나의 옷에 새겨진 숫자가 늘어나는 연출을 통해 반복을 암시하지만, 명확한 설명은 끝까지 제공되지 않습니다.
4. 내용 및 줄거리

안나(김다미)는 아이와 함께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중, 집 안으로 물이 스며드는 이상한 상황을 맞이합니다.
곧 소행성 충돌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해일이 발생했고, 일본의 상당 부분이 이미 잠겼다는 사실이 전해집니다.
이제 서울 역시 침수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연구원이었던 안나를 구출하기 위해 희조(박해수)가 나타나고, 그는 필사적으로 안나와 아이를 탈출시키려 합니다.
여러 위기를 넘긴 끝에 옥상으로 대피하지만, 구조 헬기에 탑승할 수 있는 인물은 오직 한 명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선택받은 사람은 안나였고, 희조는 그 자리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후 밝혀지는 진실은 더 당혹스럽습니다.
아이와 안나는 단순한 가족 관계가 아니었고, 아이는 실험체였습니다.
우주 정거장에서 인류 재건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유일한 존재가 안나였기에, 그녀는 우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도 사고는 발생하고, 안나는 중상을 입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몸과 기억을 프로젝트에 기증하며, 동일한 상황을 수만 번 반복하는 실험에 투입됩니다.
이 반복은 AI에게 감정, 특히 모성애를 학습시키기 위한 과정이었고, 안나는 그 실험의 핵심 재료였습니다.
수만 번의 반복 끝에 안나는 깨달음에 도달하고, 지구가 다시 안정된 시점에 인류 재건을 위해 다시 보내집니다.
영화는 그 선택과 함께 막을 내립니다.
5. 감상 후기

SF와 액션 장르를 선호하는 관객에게도 이 영화는 쉽지 않습니다.
전개는 느리고, 긴장감은 지속되지 않으며, 볼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을 흡수하기 전에 집중력이 먼저 무너집니다.
소행성 충돌과 홍수라는 설정은 초반에는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AI 시뮬레이션과 우주 프로젝트로 이동하면서, 영화는 점점 감정적으로 멀어집니다.
특히 반복되는 아이의 감정 연출은 공감보다는 피로감을 유발합니다.
실관람객 평점이 3점대에 머무른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작품은 극장에서 봤다면 실망감이 더 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에서 다른 일을 하며 틀어놓는 정도라면 그나마 부담이 덜합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문제라기보다는, 연출과 서사의 균형이 무너진 결과로 보입니다.
참신할 수 있었던 설정은 충분히 다듬어지지 못한 채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홍수를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신선함이 아니라 당혹감으로 남는 영화입니다.
– 한줄평 –
주말을 조용히 날려버리고 싶다면, 재난 대신 실험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선택하면 됩니다.

나만 재밌게 본 영화, 나만 보기 억울한 영화 모두 다 본것들 리뷰해봅니다.
